참벗이 읽은 책에 대한 정보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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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벗사랑

(2010-02-20 15:43:54, Hit : 1038, Vote : 71)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사회비평) 2010.02.20.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부록을 제외하고 448페이지로 끝나는 저자의 고백록을 며칠 걸러 읽을 수는 없었다.
2007년 그가 양심고백을 한 후 그에게 붙여진 세간의 평가는 상반된다. 배신자거나 용기 있는 자.
국내 1위자리를 굳힌 지는 오래고 세계 1,2 위를 다투는 기업이 된 삼성.
얼마전부터 난 그런 질문을 가끔 던지곤 했다.
만일 한 사람이 모든 국민을 먹여살리고 있는 사회에서 그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아무런 죄를 지어도 벌을 가하지 않아도 되는가?
나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우리 나라가 5공화국, 6공화국 시대를 넘어 삼성공화국이 되었다고 하는 소리도 있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취업준비생들은 삼성에 입사하기를 원한다. 누구나 알아주는 최고의 기업. 복리후생은 물론이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기부나 자원봉사에도 열성인 삼성그룹의 이미지를 다 보고 자란 세대들이기에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삼성에서 고위직에 오르려면 회사가 아닌 삼성을 지배하는 일가족을 위한 신하, 가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는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보면 삼성일가족이 마치 왕족과 같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 이 부분은 저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라서 객관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아마 상대측에서 문제 삼을 수는 없을 부분인 것도 사실이 아닌가 싶다)
민주주의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에게서는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을 현실에서 경험한다는 것은 "재미삼아"일 수는 있어도 태어날 때부터 누구는 왕족이고 누구는 평민 혹은 노비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가진 자는 사람을 돈으로 사고 돈으로 부리고 만사를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사고를 가진다.
그래 인간이 지 자유대로 사는 데 뭐라하겠는가. 하지만 그 자유가 타인의 행복을 방해하거나 타인을 위해한다면 마땅히 처벌이 뒤따라야 하는 게 민주자유사회의 기본이 아닌가.
저자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우리 나라 권력의 핵심--검찰--출신으로서 동료 선후배들에게 배신자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치부를 드러내고 자성의 목소리를 낸다. 그 권력을 그릇된 사고로 세상을 부리려는 '가진 자'의 수발이 되어 쓰고 있는 살아있는 권력들의 반성을 촉구한다.
그가 책 속에서 말한 다음 표현은 인상적이다.
....진실로 인간성이 좋은 사람은, 욕을 먹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옳은 일을 하는 이들에게서는 칭찬을 듣고, 나쁜 짓을 하는 이들에게서는 욕을 먹는 사람이 대개는 옳은 길을 걷는 사람이다. 그리고 '인간성이 좋다'는 평가는 이런 이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그가 밝힌 자서전적인 그의 삶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그를 비난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그가 선택한 것으로 그가 잃은 것도 많다.
그가 양심고백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먼저 자신을 구속하라고 여러번 말했던 내면에는 상당한 마음고생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고백의 힘은 크다.
어느 독자는 '소송비용을 대는 맘으로' 책을 사 읽었다고 썼더라.
비록 배신자란 소리를 듣더라도 그가 한 일은 이 사회에 건전한 비판이고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삼성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하고 그것은 정당한 경영권승계와 이에 대한 자발적인 사회적 존경이 뒤따라야한다는 것은 삼성일가족이 알아야 한다.
권력은 오래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밝힌 표현에 동감해서 이 책을 샀고 긴 시간을 투자해 읽었고, 이렇게 감상평까지 남겼다.

삼성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바 두렵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