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벗이 읽은 책에 대한 정보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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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벗사랑

(2008-08-07 19:59:10, Hit : 1689, Vote : 74)

우리 까페나 할까? (김영혁,김의식,임태병,장민호/디자인하우스) 2008.08.07.

창원 새로생긴 더시티7 쇼핑몰 2층에 있는 반디앤루니스에서 발견한 책이다.
이 서점의 책꽂이는 좀 특이하게 전시를 하고 있다.
대개 같은 높이의 책을 층별로 배열하는 게 상식인데
이 곳은 같은 분류의 책들이라도 크기를 무시하고 한 책꽂이에 울퉁불퉁 꽂아둔다. 그래서 사실 손이 안 가는 곳의 책에도 눈이 가게 만들었다.
베스트셀러나 새책코너에서 주로 책을 선택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가보거나 처음 가보는 서점은 어떤 류의 책들이 있는지 보는 재미가 있는데
이곳이 그랬다.

이 책은 3년이나 지난 책이다. 이런 책에 관심이 없었기에 눈에 안 띄였겠지만 이 책을 산 날만큼은 눈에 확 띄었다.

16년전쯤의 미래 계획 중에 하나는 지금도 목이 너무 좋은 지점이라는 생각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장소에 패스트푸드점을 내는 거였다.
고정된 장소에서 들락거리는 손님들에게 먹을 것을 팔고 수익을 창출하고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학생들의 일자리도 제공하고 여러 가지 목적에 부합한 꿈이었다.
세월이 한참이나 흘렀는데 이제 그 생각은 접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패스트푸드점은 예상외로 한 순간에 무너져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대학 다닐 때는 사람을 만나는 장소로서 까페 혹은 찻집을 가면 꼭 그 가게에 비치된 성냥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성냥갑 안쪽에 날짜와 만난 사람의 이름을 적고 보관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의외로 까페에 갈 일이 거의 없어졌다. 십년전까지는 그래도 새로 생긴 곳을 가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단조로와진다.
광안리나 송정해변의 까페 몇 곳은 지금도 기억하지만 아직 번성한 곳도 있고 간판이 바뀌거나 완전히 사라진 곳도 있다.
크리스챤까페를 한번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라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네명의 동업자가 낸 까페의 성공담이다. 그들은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단조로운 삶에 "재미"를 추가하기 위해 세컨드 잡으로서 까페를 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각자의 까페를 하나씩 가지는 것이고 이 책 출간당시 두번째 까페를 내고 승승장부하는 중이었다. www.b-hind.com을 통해 여전히 영업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친구들과의 동업은 누구나 말리지만 그들은 세컨드 잡으로 문서화한 동업자들이라서 그 난관을 이겨낸 것 같다.

그들이 까페를 열기 위해 들인 노력과 그들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을 읽으면 사실 부러웠다.
나도 세컨드잡으로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런 마음과 능력을 가진 동료를 만나는 게 쉽지는 않아서다.
그리고 서비스업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아마 퍼스트잡으로 생각하지 않는 여유감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동일한 까페는 아니더라도
장기계획으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그런 자그마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