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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벗사랑(2021-01-19 20:28:58, Hit : 220, Vote : 31
 고행석 (김성훈/커뮤니케이션북스) 2021.01.19.

YES24 책 주문을 하다가 검색창에 갑자기 생각난 이 이름을 쳤더니 헉 책제목으로 나온다.
아...이 이름을 기억하는 이라면 적어도 40대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누가 이분의 이름을 제목으로 썼나 싶었더니 만화웹툰작가평론선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만화를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문화평론의 대상으로 보고 전문으로 하는 작가들이 있다는 거다.
80페이지도 채 안 되는 분량의 이 책 겉표지에는 알만한 이름의 작가명 옆에 평론가들의 이름이 병기되어 있다.

대학시절 만화를 좋아했던 친구 선후배들은 저녁 먹고 기숙사 뒷마을 만화방에 먼저 다녀온 이가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면 다른 일 제쳐놓고 달려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우린 그 시절 유명 작가들의 이름에 '교수님'이란 호칭을 붙였었다. 사실 대학교의 교수들보다 더 열성적---일주일에 한편씩의 단행본을 내는--이었고 100페이지 분량의 만화 한권을 읽고 나면 그 카타르시스는 참 묘했었기 때문이다. 비싼 영화관보다 싼 값에 라면까지 곁들여 후루룩 먹으면서 보던 만화방의 추억은 만화란 매체에 유행이었던 대본소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사라져버렸지만 수십년이 지나도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짧은 평론에는 세세한 내용이 등장하는 게 아니다. 약간은 논문형태의 딱딱한 분석일 뿐이라서 대중적인 책은 아니다. 다만, 아직도 생생한 등장인물들 구영탄 박은하 박달마 마구만 김수미 김훈 아이구 이럴수가 내가 이 이름들을 기억하다니...^^

페이지 12~14에서 발췌한다 -----------------------------------

난센스와 개그의 향연 "요절복통 불청객"

작품은 아름다운 로맨스를 꿈꾸는 여고생 은하가 아빠 친구의 아들이 집에 온다는 얘기를 듣고 버스 정류장에 손님을 마중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내심 멋진 또래 남자아이를 기대했던 그녀는 버스에서 내리는 손님의 실체를 목격하고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게슴츠레한 눈과 뻣뻣한 머리 그리고 목청 높여 노래를 불러대는 구영탄의 모습이 그녀의 기대를 산산이 부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에 도착한 후 붕대 감은 손을 대신해 발로 세수를 하고 얼굴을 닦는 등 기이한 행동을 계속 보여줌으로써 은하에게 영탄은 그야말로 '불청객'으로 자리 잡는다. 물론 작품 속 주인공의 해괴망측한 모습에 놀라는 것은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듯 싶다.

  하나하나가 유별난 행동들은 곧 독특한 화법으로 연결된다. 가령, 은하의 남동생 일남이 영탄과 같이 방을 쓰게 되는 것을 못마땅해 하지만, 그런 일남에게 영탄은 도리어 "내가 이해하면 돼"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러니 "도대체 염치도 없고, 예절도 모르는 무뢰한 같다"고 생각하는 은하의 입장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엿장수가 엿 대신 강냉이를 줘서 기분이 나쁘고, 길 가던 중 자동차가 자기 앞에 서도 기분이 나쁘다"고 하며, 그렇게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말을 하지 않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영탄의 모습들 모두가 열아홉이란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 산골에서 아버지와 살다가 갑작스럽게 도시로 내려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행동들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 누가 보더라도 불청객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도 축구공을 신들린 듯 다루는 모습이나 수십 년간 소림사에 실력을 갈고닦은 할머니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는 모습 등을 통해 뛰어난 운동신경을 드로내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남다른 운동신경 덕분에 중학교도 마치지 못한 학력 미달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특기생으로 고등학교에 편입하기에 이른다. 나아가 축구부가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마냥 불편함만 선사하는 괴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 나가는 특별한 존재임을 증명해 보인다. 훗날 독자들을 쥐락펴락하는 구영탄의 매력이 이때부터 발산되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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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시리즈로 늦깎이 작가반열에 오른 고행석의 작품을 CD로 구매한 적이 있는데 인터넷시대가 되고 PC사양이 좋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이젠 더 이상 그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없어져서 서랍속에 쳐박혀 있다. 소유하고 있는데도 볼 수 없는 현실이 그림의 떡이랑 마찬가지다^^

웹툰의 시대에 잊혀진 저 고수들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나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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