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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슬로건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일주일 가까이 지나는 시점에 떠올렸다. 나를 누군가에게는 진리로, 성공으로 통하는 '통로'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재능과 경험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유익한 통로가 되는 것도 내가 이 땅에 사는 이유 중의 하나일 수 있지 않은가. 중고등부를 맡았던 시절 필드교사가 아닌 관리자직분에서 먼 거리에 살던 학생이 교회로 혼자 오려면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시간도 1시간이나 걸리는데 내가 집에서 돌아오면 15분이면 올 수 있기에 그 학생이 고등부를 수료할 때까지 매주일 아침 2년간 계속했었다. 내가 그렇게 한 걸 얘기하니 조카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지금 나에게 그 일을 다시 할 수 있냐고 물으면 그 허비한 시간을 떠올려서 나 역시 고개를 저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린 학생이 교회로 와서 예배드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은 지워지지 않는 나의 경력이기도 하다. 나는 그 상급을 받지 못하지만 그런 혜택을 입은 학생의 인생에서는 어떤 부채의식을 가지게 되지는 않을까 싶다. 나에게가 아닌 교회와 사회에 대한. 비록 그렇게 생각조차 하지 않더라도 나는 나의 도리를 한 것으로 만족한다. 모두가 그럴 수는 없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