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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벗사랑(2016-07-27 08:44:00, Hit : 527, Vote : 55)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을유문화사) 2016.07.27.

어릴 적 로봇 설계--외관일 뿐이지만--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학교에서 집의 평면도, 조감도 등을 보면서 건축에도 관심을 가졌다.
만일 내가 신체적인 제약을 극복할 수 있었다면, 건축공학과를 택했을 지도 모르겠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몸에 남았던 걸까?
건축가로서 명문장을 쓰는 이를 만난 덕에 건축에 새삼 관심을 가져보게 되었다.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를 어루만지면서 현존하는 건물과 도시에 대해 언급한 저자의 능력은
어느 분야에서건 그 분야의 대표자는 아니더라도 일반인에게 그 분야를 제대로 설명해줄 줄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시각에서 볼 때, A+를 줘도 아깝지 않겠다.
책 말미에 그는 15편의 글에서도 준 감동을 잊게 하는 표현을 한다.
그대로 옮기며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건축 설계 스튜디오에서는 중간 평가나수업 시간에는 그림, 모형과 함께 대화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하지만 학기말 채점을 할 때만은 학생들이 작품을 말로 설명하지 못하게 한다. 그 이유는 건축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축물 앞에는 설명서가 없다. 대신 공간이 말을 한다. 음악이나 미술에서도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서 긴 설명을 하는 말이나 글이 필요하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음악, 미술, 건축 같은 창조의 분야에서 창작자는 읽고, 보고, 먹고, 느끼고, 만나고, 살면서 하는 모든 경험들을 통해서 깨달은 바를 자신이 선택한 매체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릇 예술은 체험하는 이로 하여금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언어의 설명없이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시간과 공관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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